달콩이네 농장 2012. 10. 19. 20:13

올해는 태풍의 영향으로 감나무 가지가 앙상하리만큼 잎이 많이 떨어지기도 하고 낙과도 많으며 심지어는 나무가 부러지고 쓰러진 농가들도 많다고 하는데 우리집 감나무들은 낙과는 물론이고 잎들도 별로 떨어진게 없으며 오히려 예년에 비해 더욱 많이 감이 달리고 크기도 예년보다 더 큰것 같다.

 

곶감으로 유명한 경북 상주에서는 보통 음력 절기인 '한로'때 부터 본격적으로 곶감을 만들기 시작하고, 상주 농협에서도 감 수매를 한로때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올해의 '한로' 날은 10월 8일 이었다.

 

감은 일교차가 클수록 당도가 높아진다고 한다. 

지난주부터 곶감 만들기를 시작했어도 되나 조금 더 감이 비대해지고 당도가 높아지기를 기대하며 서리가 내려 감이 물러지기 시작하기 직전에 감을 따 곶감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감따기를 미루다가 급격히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는것 같아 본격적으로 감을 땄다.

 

또한 어제 내린 비로 땅이 아직 좀 질어 고구마 수확을 하기가 나빠 이 참에 짬을 내 감을 따는 것이다. 

올해는 고구마밭 선택을 잘못해 워낙 고구마 작황이 안좋아 가슴속은 저기압 상태였는데 풍성하고 탐스런 감 때문에 마음이 다시 가을하늘 처럼 청명해 지는것 같다.

 

탐스런 감이 주렁주렁 달렸다.

맑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노랗게 달린 감과 초록의 감잎이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게 느껴진다.

모진 태풍을 견뎌내고 탐스럽게 달려 더더욱 아름다운것 같다. ^^*    

 

정말 탐스럽고 예쁜데 나는 아직 감 풍종에 대해선 잘 모른다.

그냥 단감, 대봉감, 땡감(떫은 감) 정도로만 구분을 한다.

전에는 바로바로 따 먹을 수 있는 단감을 좋아했는데 이제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지 곶감과 연시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땡감이 좋다. ^^*

어느곳에서는 곶감용 감을 월하시라고도 하고 둥시감이라고도 하는데 어느게 맞는 것이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잘 모른다. ㅋ

다만 그냥 떫은 감은 곶감용 감으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

 

대봉감도 땡감처럼 곶감도 만들 수 있고 연시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대봉감은 서리를 맞고 연시가 될 무렵의 늦가을에 급속도로 많은 비대가 된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대봉은 주로 연시로 많이 먹는 편이다.

 

그래도 아직은 그리 늙지를 않아서인지 연시보다는 곶감이 좋다. ^^*

그래서 대봉감도 일부는 따서 곶감을 만들려 한다.

 

감을 딸 때는 꼭지만 잘라 감을 따내면 이듬해에 감이 잘 안달린다고 한다. 마을 어르신들의 말씀인지라 사실인지 아닌지는 정확히는 모름....

그래도 기왕이면 좋은게 좋다고하니 과감히 가지까지 잘라내었다.

가지를 자르면서 이듬해 전지를 해낼것 까지 고려를 해서 솎음 전정과 비슷하게 가지를 잘라내며 감을 땄다. ^^*

 

가지 몇개를 땄는데 금방 바구니에 가득 담긴다..

 

아직은 감나무 전지는 배우지를 않아 정확한 전지 방법은 모르기는 하나 대충 눈대중으로 올 봄에도 전지를 했는데 그래서 감이 크고 많이 달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과수박사님 말씀으로는 감나무 전지와 적뢰 및 속과를 해 줘야 감나무가 해걸이 없이 잘 달린다고 하셨는데 어쨌건 올해는 어설프기는 하나 그동안 한번도 하지 않았던 감나무 전지의 영향으로 감이 더 많이 달린것만 같은 막연한 추측이 저절로 생긴다. ^^*

 

 

일부는 가지채 방에 걸어 놓았다가 연시로 먹기 위해 가지채 남겨 놓았다.

시골집에 가면 벽면 위쪽 한가운데 걸려 있는 감나무 가지를 종종 봤었는데 우리집에도 시골집이니 시골집 답게~~ ^^

 

이 감나무는 또 다른 감나무인데 아까 그 감과는 모양이 약간 다르다.

이감나무에도 정말 엄청나게 많은 감이 달렸다. 물론 크기도 만만찮게 크다..

 

감 모양은 꼭 단감처럼 넓적하고 네모난데 이 감도 떫은 감이다.

처음에 이 감의 모양이 너무나 단감과 똑같아 단감인줄 알고 그냥 먹었다가 떫어서 아주 혼이난적이 있다.

 

이녀석은 모양이 이상하다. ^^*

가끔씩 대봉감에서는 이런 감이 보이곤 하는데 일반 땡감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녀석이다. 거북이 같기도 하고, 새조개 같기도 하고.... ㅎㅎ

 

한참 신이나 감을 따고 있는데 아내가 이제 그만 달라고 한다.

너무 많아 어떻게 다 곶감을 만들거냐고 한다..ㅋㅋㅋ

 

그래서 이만큼은 그냥 남겨 놓았다. 다음에 또 다던가 아니면 연시로 만들던가 하려고......

 

오늘 딴 감을 한군데 모아 놓으니 양이 제법 많다.

커다란 콘티박스 옆의 둥근 플라스틱 바가지에 담긴 감은 어머님께 갖다 드릴 단감이고 나머지는 전부 땡감과 곶감을 만들 대봉감이다.

 

워낙 감이 좋아 옆집 나리할머니와 채리 할머니가 우리집 감을 좀 사겠노라며 팔라고 하신다.. 

이웃간에 팔자니 좀 그렇고 그렇다고 너무나 탐스런 감을 그냥 주기도 그렇고... 어쩐다???   어려운 결정은 아내에게 넘겨 버렸다. ㅋㅋ

 

아직도 따지 않은 감이 많이 달려 있다.

 

이 녀석은 단감이다.

그동안 지나다니며 심심하면 따 먹고, 옆집에도 간간히 따다 주고, 오늘 어머님께 드릴것도 땄는데도 아직도 엄청 많이 달려 있다.

한꺼번에 많이 따 냉장고에 넣어두면 물러지고 맛이 없어져서 그냥 나무에 매달린채 그냥 놔두고 오며가며 따 먹으려고 남겨 놓았다.

 

단감의 보관법을 알아보는게 급선무다.

이렇게 나무에 매달려 있어도 나중에는 물러지게 되고 그러면 단감은 가치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단감은 역시 딱딱하고 아삭아삭해야 제맛이다.

 

연시로 만들어 먹기 위해 남겨 놓은 대봉감인데 대봉감에서도 희안한 모양을 한 놈이 발견됐다.

대봉감에서는 해마다 한두개씩을 보는 녀석이다.

 

지금도 제법 탐스러운데 얼마나 더 커지는지 지켜보려 한다.

 

따 놓은 감들중 어너미께 갖다 드릴 감을 차에 싣고 어머니 집으로 향했다.   

단감은 앉자마자 일단 몇개 각아 먹고~~~
 

곶감을 만드시라고 땡감도 보자기에 쏟아 놓았다.

이걸 혼자 어떻게 다 먹냐며 너무 많다고 하시는데 얼굴은 전혀 싫지 않은 표정이시다..ㅋㅋ

어머님께 잘 해주시는 옆집도 좀 드리고 실컷 만들어서 이쁜 사람도 좀 드리라고 말씀드렸더니 그러마 하신다..ㅋㅋ

 

자! 이제 나도 곶감을 만들러 집으러 컴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