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콩이네 농장 2012. 9. 15. 08:52

눈접의 적기는 9월 10일경이라고 과수박사님께 배웠다.

작년과 올 여름에 과수박사님께 직접 눈접 교육을 받은 것을 실습해 볼 시기가 된 것이다.

이왕이면 날자까지 맞춰 이번주 초인 9월 10일에 실습을 해 볼 생각이었으나 주중에 비소식이 있어 시기를 약간 늦춘 것이다.

 

눈접을 하고 3~4일 이내에 비가 오면 활착률이 많이 떨어진다는 말씀이 있어 부득이 시기를 늦춘 것이다.

 

눈접 적기에 맞춰 과수박사님께서 신품종 배나무 접수와 접목용 비닐까지 택배로 보내 주셨다. 

보내주신 배나무 품종은 대과종인 만풍과 신품종 조생종 배 품종이다.

신품종 조생종은 사정상 품종명은 공개를 할 수 없다.

친절하시게 품종별 맛보기 시식용 배까지 함께 보내 주셨다.

 

그 외에도 황금찰수수와 알찬수수 종자도 함께 보내주시고, 도정한 수수까지 먹어보라며 보내주셨다.

제자가 스승을 챙겨드려야 하는데 거꾸로 됐다.

 

눈접에 앞서 시식용으로 보내 주신 두 품의 배를 맛보았다. 

사진의 왼쪽에 있는 배는 신품종인데 과피의 색상이 기존 배와는 많이 다르다.

오른쪽의 배는 만풍인데 아직 숙기가 되지 않아 더 크게 자랄것이라 하는데 지금도 크기가 엄청나게 크다.

만풍은 만생종이고 보관이 용이해 설 명절용으로 적합하다고 하셨다.

 

바로 품종별 시식에 들어갔다.

신품종은 다른 배에 비해 물이 많고 당도도 높으며 신맛이 다른 배에 비해 조금 더 강했다.

적기 수확을 하면 더욱 당도가 높아진다고 하니 기대가 많이 된다.

 

만풍은 과실의 크기에 입이 쩍 벌어지며 만족을 했는데 막상 배를 깍으니 맛이 조금 떨어지는것 같아 바로 과수박사님께 전화해 여쭤보았더니 아직 숙기가 아니라 당도가 높지 않고 돌배처럼 약간 딱딱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만생종이라 아직도 수확을 하려면 한참 더 있어야 한다니 도대체 만풍이라는 녀석 얼만큼까지 크게 자랄것인지 궁금해진다.

제대로 자라면 정말 어린아이 머리통만큼 커질것 같다.

숙기가 되면 당도도 급격히 올라간다고 하니 이녀석도 기대가 된다.

 

작년에 과수박사님께 선물로 받은 접도와 일제 전정가위를 들고 배나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기존에 있었던 배나무중 맛이 좀 떨어지는 품종에 신품종 배나무와 만풍을 눈접했다.

 

일부 나무는 가지마다 각각 다른 두가지 품종을 눈접했다.

한나무 3품종까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눈접이 성공해 접목한 눈에서 새순이 나오면 기존의 맛없는 품종은 제거를 해 낼 생각이다.

 

봄에 깍지접을 할때는 엉성했던 접목비닐 묶음이 보내주신 접목 비닐을 사용하니 한결 말끔하다.  

아랫부분에서 한바퀴를 감싸고 비닐을 잡아 당겨 늘려주며 접목 부위를 감아주니 비닐 처리가 한결 깔끔하다.

 

 

활착률 90% 정도가 되어야 제대로 배운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과연 성공률이 몇%나 될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혹시 모를 활착 실패를 염려해 여러개의 가지에 눈접을 시도했다.

 

두 품종을 눈접하다보니 나중에 품종이 헷갈릴까봐 비닐 끝부분에 매직으로 품종명을 기록해 놓았다.  머리가 별로 안좋아서....ㅋㅋ

 

이어 평소 맛이 없던 복숭아 나무도 품종 갱신을 하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품종의 복숭아 나무를 잘라와 접수로 사용해 눈접을 시도했다. 

 

복숭아나무는 배나무에 비해 칼질이 쉬웠다.

배나무는 대목의 눈부분을 잘라낼때 힘을 좀 주어야 했는데 복숭아나무는 쉽게 잘라진다.

올 봄에 접목을 하다가 손을 다치셨다는 과수박사님 생각이 나서 아예 처음부터 꼭 장갑을 끼고 절단하는 습관이 붙도록 하기 위해 다소 번거롭기는 하더라도 대목과 접수를 절단할때는 항상 장갑을 착용했다.

 

다음은 한지붕 세가족에 도전이다.

살구나무에 복숭아와 매실을 접목해 보는 것이다.

살구, 복숭아, 매실이 한나무에서 달리는 진풍경을 꼭 만들어보고 싶다.

 

살구나무에 매실을 눈접한 사진이다.

매실 눈접은 배나 복숭아에 비해 눈의 크기가 작아 조금 더 까다로운것 같다. 비닐을 감을 때 좀 더 신경을 써야했다.

 

여기저기 눈접을 시도해 봤는데 과연 얼마나 활착이 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