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 작물 재배 /감자·고구마 재배

터널재배 감자 수확 모습을 보고....

달콩이네 농장 2012. 6. 11. 21:24

지난 3월 2일에 터널을 씌워 감자를 재배하는 광경을 보고 느낀바가 많다.

"나는 아직 멀었구나....."

어찌보면 농지원부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농업에 입문해 홀로서기를 시작한지 겨우 2년차 새내기 농군이 우물에서 슝늉찾는 격일지도 모르지만 나의 영농계획은 늘 한발 뒤쳐져 있다는 것을 느꼈다.

 

작년에 처음으로 해본 농사에서는 종자가 모자라 놀린 밭이 꽤 많았다.

"종자는 베고 죽어라!"는 말이 있듯이

농부에게 종자 준비는 제일 기본이요 필수인 것인데 종자가 모자라 밭을 놀린 엉터리 농군이었다... 

풀만 가득한 텅 빈 밭을 볼때마다 내 자신이 얼마나 한심했던지.....

 

작년의 아픔을 가슴속 깊이 남겨 여유있게 종자를 준비해 놓아 올해는 놀리는 밭은 커녕 밭둑에까지 작물을 심을 예정이라

더이상 놀리는 밭은 없겠지만 아직도 내가 멀었다고 생각되는 이유는 쉬는 밭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풀이됐든 나물이 됐든 아무튼 들판에서 파란 싹이 움직이려 할때 부터는 작물도 재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농부라면 2월부터는 부지런히 움직여 농사 준비를 하고 3월초 부터는 작물의 재배를 시작해

밭이 쉬는 기간 없이 효율적인 재배를 하는 영농 활동이 전개되어야 하는데

그동안 우리 밭은 편히 쉬고만 있었던 것이다.

 

욕심만 사나워 더 넓은 밭을 경작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있는 밭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영농 계획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감자 터널재배를 보며 깨달았다.

나는 이제야 올해의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하는데 그들은 벌써 농작물을 수확을 하는 것이었다.

 

물론 나도 봄감자를 심기는 했다.

하지만 이른 봄에 감자를 심은 밭은 전체 밭 면적중 고작 2% 정도다.

감자를 수확하기 전에 심어야 할 작물들을 일부는 심었으니 2%는 넘는다 쳐도  

현재 아무것도 경작하고 있지 않은 밭 면적중 감자가 심어져 있는 면적은 5% 미만이다.

즉, 올해 심은 감자의 20~25배 이상을 더 심어 수확할 수 있는 기회를 그대로 놓친 것이다.

 

만석꾼이 아닌 이상 한정된 농지를 최대한 활용해 휴경기 없는 영농을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지난 이른 봄에 터널재배를 한 감자밭의 영농 방법을 유심히 관찰했다.

 

감자를 파종하고 100일만에 수확을 하는 것이다.

어제 지나면서 보니 우리 마을에서 통상적으로 수확하는 방법 처럼 감자를 뽑아서 하지 않고

낫으로 감자순을 베어 헛골에 감자순을 깔아 놓고, 멀칭한 비닐을 벗겨냈다.   

감자 수확은 50마력 정도의 트렉터에 감자수확기를 부착해 수확을 했다.

트렉터 뒤로는 두명이 갈퀴를 들고 수확하며 헛골쪽으로 빠지는 감자를 이랑 가운데쪽으로 긁어 모으며 트렉터 뒤를 쫒았다.

옆골을 수확할 때 트렉터 바퀴에 밟혀 감자가 으깨지는 것을 방지하고 박스에 담는 일을 수월하게 하기 위함이다.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감자를 작은 플라스틱 박스에 주워 담는 일을 한다.

 

박스에 담을 때 감자의 크기는 구분하지 않고 담는다.

이 농가의 경우 크기와 상관없이 박스당 일정 가격을 받기로 계약을 했기 때문에 크기 구분을 하지 않고 그대로 박스에 담아 출하를 하는 것이다.

 

크기 구분을 하지 않았지만 감자의 크기가 비교적 고른편이고 굵기도 대부분 '大' 사이즈였다.

 

작년에 나는 경운기에 쟁기를 달아 감자를 수확했었다.

올해는 나도 감자수확기를 임대해 사용할까도 생각해 봤었는데 트렉터 바퀴의 간격과 폭을 보니 한줄씩 수확을 해야할지 한꺼번에 두줄씩 수확을 해야할지 난해했었다.

나의 경우 두둑의 높이를 높게하여 한줄로 파종을 한데 반해 터널재배 감자 농가의 경우 이랑폭을 조금 더 넓게 하여 한 이랑당 두줄 파종을 했다. 

그리고 나의 경우 모든 헛골의 폭이 모두 일정했는데 터널재배 감자의 경우를 자세히 보니 헛골의 간격이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랑과 이랑 간격은 트렉터 뒷바퀴가 들어갈 정도의 간격을 유지해 이랑 간격을 맞췄고....

 

감자순을 버린 헛골의 넓이는 이랑폭과 거의 같을 정도로 넓게 만들었다.

그리고 감자를 수확하는 이랑의 순서는 한쪽부터 하나씩 나란히 해오는 것이 아니고 한칸을 건너 먼저 수확하고 다시 건너뛴 이랑을 수확하고를 반복하며 지그재그 순서로 수확을 했다. 

 

 

트렉터 뒤에 부착한 감자수확기는 농기계임대사업소에서도 임대를 해 주는 기종이다. 하루 임대료는 15,000원이다. 

넓은 밭을 순식간에 수확을 한다.. 정말 빠르다..

 

내년에는 나도 감자 이랑을 만들때부터 수확할 때를 고려해 이랑을 만들어야겠다.

그리고 봄감자를 심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 준비를 먼저 할것이 있다.

종자로 쓸 씨감자를 미리 준비해 놓아야 하는 것이다.

감자파종기인 2월~3월의 씨감자 가격은 너무나 비싸다.

보급종으로 나오는 감자 20kg 한박스당 가격은 그나마 저렴해 22,000원~24,000원 정도였지만 시중에서 판매하는 씨감자는 박스당 45,000원이 넘었었다.

 

20kg짜리 한박스로 심을 수 있는 면적은 이랑폭을 조금 크게 한다해도 대략 40~50평 정도다.

3천평 정도에 감자를 심기 위해서는 60박스 이상이 필요하다.

종자 가격만 해도 어마어마 하다.

종자값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을 감자를 심어 직접 종자용 씨감자를 재배해 보관해야 한다.

60박스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가을감자를 최소 3~4박스 정도는 심어야 60박스 정도를 수확할 수 있다.

 

내년의 봄감자 재배를 위해 좀 더 심사숙고하여 올 가을 종자용 씨감자 재배를 고랴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