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 농사일

다시 시작된 풀과의 한판 승부!

달콩이네 농장 2012. 6. 6. 22:14

농부들의 피할 수 없는 숙명.....  풀과의 싸움!

지난해 여름 내내 등짝에 붙이고 살다시피 했던 예초기를 다시 꺼냈다.

그나마 올해는 심한 봄가뭄 때문에 풀들의 성장이 느려 작년보다는 조금 늦게 예초기를 꺼내는것 같다.

 

얼마전 우연히 어느 할머니가 자식이 농사를 진다고 예초기를 샀는데 딱 한번 사용하고 논을 모두 팔고 서울로 도망갔다며 이제 쓸모가 없게 된 예초기를 싸게 사 가라고 하셔서 저렴하게 8만원에 구입을 했다.

작년에 사용하던 예초기도 있지만 상태도 비교적 좋아 보였고 가격도 저렴해서 구입해 놓고 아직 시동도 걸어보지 않았었다..

 

나의 새로운 보검이 될 예초기를 꺼내 연료를 넣고 시동을 걸어봤다.

두세번 줄을 당겨봐도 걸리지 않더니 초크를 조정하고 나니 시동이 잘 걸린다..

 

망사 투구를 쓰고 드디어 출정이다.

첫 상대는 우람콩 밭둑!! 

작년까지는 논이었는데 올해는 벼농사를 안하고 이곳에 우람콩을 심었다.  무심코 논뚝이라고 할뻔 했는데 올해는 우람콩을 심은 밭으로 변했으니 밭둑이라고 해야 맞겠지???  ^^

 

밭에 있으면 망한다는 망초들과 엉망이 된 밭을 의미하는 말인 쑥대밭의 주인공 쑥이 잘도 자라고 있다..

 

말쑥하게 이발을 해 버리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다.. ^^*

 

올해는 밭둑에도 콩을 심을 예정이다.

작년에는 있는 밭에도 작물을 심지 못하고 일부 묵힌곳도 있지만 올해는 악착같이 밭둑에 까지 모두 콩을 심을 예정이다.

첫 홀로서기 농사에 종자가 없어 밭을 묵혔던게 일년 내내 마음을 상하게 했었다.

 

마을분들은 게을러서 밭을 놀렸는줄 아셨을 것 같아 무척이나 맘이 상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제대로 농사짖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한다.

마을 어르신들께 이미지 관리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몇년 후면 연로하시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그분들의 땅을 임차해서 경작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성실함은 기본이고 더해 제대로 농사짖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망초밭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을 놈에게 땅을 내주실 분들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사과밭도 풀이 무성하다... 

 

말끔히 베어내고 나니 속이 다 후련하다.. ^^*

 

우람콩 밭둑도.... 

 

간간히 베어내지 않은 것은 고사리다..

봄이면 이틀에 한번씩 고사리를 따러 나가는 아내를 위해 남겨 뒀다.

이곳에 고사리를 키우기 위해 남긴 것이 아니다.

일 삼아 고사리를 따러 다니는 아내의 발목을 잡아놓기 위해 집 뒤 소나무밭 가장자리에 올 가을에 고사리 종근을 옮겨 심기 위해 남겨 놓은 것이다.. ㅋ

 

매실밭도 풀이 장난이 아니다... 

 

 

일단 예초기로 어느정도 긴 풀들을 잘라낸 후 관리기로 헛골을 갈아 엎을 것이다..

묘목이 심어진 주간부에 작은 틈으 삐집고 자란 바랭이도 모두 뽑아 버렸다.

 

매실밭 예초기 작업까지는 마쳤는데 카메라 밧데리가 다되 시원하게 풀을 베어낸 사진은 담지를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