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 작물 재배 /과수 재배

꽃망울 터트릴 준비를 하는 게으른 매실나무....

달콩이네 농장 2012. 4. 10. 23:40

몇일 전... 해가 중천에 가까워갈 즈음.....  인천에 있는 후배에게 전화를 했다.

후배 녀석은 아직도 잠에서 깨지 않은 듯 목소리가 걸쭉하니 비몽사몽 하고 있는듯 했다..   이그.....

 

"야!!!  지금이 몇신데 아직도 자냐?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거야..." 라는 나의 말에

후배녀석의 댓구가 걸작이다.

"형!~~~~~  일찍 일어나는 벌레가 먼저 잡아 먹히는거야...." 

이긍................ @#$%^&*())*&^%

 

오늘 우리집 매화를 보며 문뜩 후배녀석이 한 말이 생각이 났다.. ^^

따뜻한 남쪽에서는 벌써 한참 전에 매화가 만발했고 지금은 꽃이 지고 작으마한 매실이 달리기 시작한다는데

게으른 우리집 매화는 이제야 기지개를 켜려 하고 있으니 꼭 고향 후배 녀석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늦게 꽃이 피고, 개화가 늦은만큼 수확도 늦으니 벌레도 못잡는 게으른 새와 같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얼마전 과수박사님이 하신 말씀과 후배 녀석의 말속에 비슷한 맥락이 있음을 느끼고 느즈막히 꽃 피울 준비를 하는 우리집 매실이

신퉁하다는 생각이 들며 혼자 실없이 히죽거렸다..

 

과수박사님 말씀으로는 근래들어 때늦은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려 개화를 한 매실에 동해 피해가 증가하는 현상이 많이 있는데, 개화가 늦은만큼 동해의 염려가 줄어들 것이라고 하셨다.

흔히들 생각하기를 동해란 한겨울의 맹추위를 생각들 하곤 하는데 사실상 한겨울 영하20도의 혹한에도 매실 나무의 동해 우려는 크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동해의 우려가 가장 큰 시기는 개화기 때늦은 꽃샘 추위가 동해 피해를 더 많이 받는다고 한다.

또한 개화기의 꽃샘추위는 수정을 하는 벌에게도 영향을 미쳐 착과에도 막대한 영향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점들을 생각해 본다면 후배 녀석의 말처럼 일찍 일어나는 벌레가 먼저 잡아 먹힌다는 말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ㅋㅋㅋㅋ 비유 한번 엉또당또하면서도 그럴싸 하다..

 

늦게 일어나는 게으른 우리 집 매화들이다...  ^^*

몇해전 아버지가 우리 집 귀퉁이 좁다란 구석에 심어져 있던 것을 작년에 좀 넓은 곳으로 옮겨 심었는데 올해 꽃눈이 많이 형성돼 있어

꽃이 피면 화사한 매화의 자태를 한껏 뽐낼것 같다..

정확한 품종은 모르나 짐작으로 화양실 품종으로 보인다...

열매보다는 겹꽃으로 꽃이 일품이고 꽃가루가 많아 수분수로 주로 이용되는 품종이다..   

 

아래 보이는 육쪽마늘 밭에도 올 겨울에는 매실 몇주를 추가 식재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 나무의 우측과 뒤쪽으로는 만 일년이 된 유목들이 몇주 심겨져 있어 수분수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겸 집에서 제일 잘 보이는 곳이라 예쁜 매화도 감상할 겸 작년 봄에 옮겨 심은 것이다..

 

이 나무는 2년생으로 어머니 집에서 올 봄에 옮겨다 심은 것이다..

다른 품종보다 개화가 조금은 빠르고 어머니 말씀으로는 왕매실이라고 하시는것으로 보아 천매가 아닐까 생각한다....

 

녀석들.....  늦게 일어나는 만큼 건강하고 튼실하게 자라 많은 결실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