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수확
비를 쫄딱 맞아가며 심었던 고구마를 드디어 수확한다...
종순이 부족해 거의 한달에 걸쳐 심었기 때문에 수확을 한번에 하지 않고 몇차례로 나누어 수확을 할 예정이다.
총 67개 이랑중 오늘은 6개 이랑만 캤다..
고구마 캐기의 첫단계는 고구마순을 걷어 내는 것이다..
아버님이 계실때는 낫으로 순을 잘라 걷어 냈는데
나는 예초기로 순을 모조리 잘라버렸다..
낫으로 제거를 하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기도 하고 또 풀이 많아 낫으로 순제거한다는 것은 엄두가 나질 않았다.
이렇게 예초기로 고구마순을 제거하고 나니 나리네와 채리네, 영수네 할아버지까지 오셔서 품앗이를 해주신다..
봄에 감자를 캘 때 처럼 채리할아버지는 경운기에 쟁기를 달고 이랑을 파내고
나머지는 모두 고구마에 뭍은 흙을 털고 품종별, 크기별로 분류해 놓고, 아내는 고구마 박스를 접어 테이핑 작업을 한다..
올해 심은 고구마 품종은 호박, 황금, 자색고구마 세종류를 심었는데 황금고구마는 심을 당시에 종순이 비교적 작은 편이었어서 그런지 고구마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었고, 호박고구마는 전체적으로 황금고구마보다 컸고 크기가 천차만별이다..
당뇨에 좋아 생으로 많이 갈아 먹는다는 자색고구마는 유난히 작황이 좋다.. 너무 크지도 않고 전반적으로 크기가 좋은 편이다.
품종별, 크기별로 구분한 고구마들 중 못생기고 갈라진 놈들은 별도로 빼고, 너무 작은것들도 빼내는 선별 작업을 해가며 고구마들을 박스에 넣었다..
자색고구마다..
사진으로 보니 황금고구마인지 호박고구마인지 헷갈린다..
물로 닦으면 고구마별 색깔 차이가 확연히 나는데 흙이 붙어 마르니 사진으로는 비슷 비슷하다..
고구마를 캐 낸 밭이다..
우리 고장의 토양은 황토 성분이 많다..
그래서 박스에도 '고북 황토 호박 고구마'라고 표기되어 있다..
아직은 순수한 농군일뿐 장사꾼이 아니라 박스에 고구마를 넣을 때 먼저 좋은 것을 골라 넣다보니 오히려 좋은 물건은 아래쪽에 많이 있고 위쪽의 고구마는 상대적으로 아래쪽보다 덜 예쁘다.... ^^*
앞으로는 판매가 문제다..
봄에 농협에 감자를 판매해보고 느낀바가 많다. 다시는 농협에 판매하고 싶지 않다는 맘이 생길 정도였다..
우선은 블로그와 카페에서 농산물 직거래 판매를 시작해 보고 일부는 지인들에게 그리고 공판장 위탁 판매를 해 볼 생각이고 나머지는 저장을 할 생각을 하고 있다..
홀아비 젖 동냥하듯 마을의 이 집 저 집을 다니며 종순을 얻어 와 비를 맞아가며 힘들게 종순을 심은 아내에게 수확의 기쁨, 소득의 기쁨을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