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콩이네 농장 2011. 7. 31. 23:57

글 제목이 좀 그런가?? 

설마 헌혈로 착각하시는 분은 없겠지??? ㅋㅋ

 

논뚝 제초작업을 하면서 보니 논에 피(잡초)가 엄청나다... 

모내기 후 초장에 제압했어야 하는 것인데 시기를 놓쳤더니 어느새 피가 나락의 크기를 넘어서려 한다..

혼자 뽑아내기에는 너무나 많아 아내에게 SOS를 보냈다..

지원군 아내가 가세해 피를 뽑아나갔다.

 

처음 피를 뽑아보는 아내는 피와 벼를 구분하지 못했다...

얼핏보아서는 정말 구분이 쉽지 않다. 피도 벼같고 벼도 피같고...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아내에게 우선 쉬운 구별법을 알려줬다.

"대열에서 이탈한 놈은 무조건 피로 보고 제거하라!!"

어설픈 농군의 모내기 솜씨로 비록 줄은 삐뚤삐뚤하지만 그래도 모내기를 한 줄은 이어진다.

처음에 제일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그 줄에서 빗겨 중간에 난 것들은 피로 보면 된다.

그렇게 줄을 맞추지 않은 놈들을 뽑다보면 자연스레 벼와 피를 구분할 수 있다..

 

 

 

 

 정말 엄청나게 많다....

 

뿌리에는 흙이 잔뜩 달라 붙어있어 몇개만 뽑아도 묵직하다..

아내는 뽑은 피를 휙휙~ 논 밖으로 던져 낸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로 헤어 스타일도 엉망이 됐다..  시골 아낙의 일상이 만만치만은 않다...

생전 처음 해보는 농사일에 아내의 고생이 많다...

 

 

피를 제거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대부분은 쉽게 벼의 양분을 빼앗아 가는 것이 문제가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만 생각을 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벼는 이삭이 맺혀도 곧게 서 있지만 피는 씨앗이 나올 즈음이면 벼보다 큰 키로 옆으로 벌어진다.

그렇게 되면 태풍과 같은 강풍이 불 때 피로 인해 벼들이 모두 옆으로 쓰러져 도복의 우려가 크다.

또한 골에서 자란 피들로 인해 통풍이 좋지 않게 된다.

 

도복된 벼는 수확량도 적지만 가을 추수때도 어려움이 많다..

 

엄청나게 뽑아낸 피들을 보며 뿌듯해 할 틈이 없다...  아직도 논에는 뽑아야 할 피가 엄청나다..

이번주는 내내 비소식이 있으니 어차피 밭에는 나가지 못하고....

시원한 비나 맞아가며 피뽑기 마무리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