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심이 씨감자 자르기
하늘이 협조를 안해 아직 감자를 못심었어요...
실은 하늘을 탓하기 전에 나 자신을 질책해야 해요..
늦가을~초겨울 사이에 거름을 펴고 쟁기질을 해 놓아 '요이~ 땅!!' 하기만 기다리며 이른 봄에 감자 심을 준비를 마치겠노라고 해마다 다짐을 해놓고는 한번도 제대로 실행을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올해도 감자 심는 것이 늦어지게 됐어요.
특히나 올해는 밭이 마를만 하면 비가 오기를 반복해 밭이 마를 틈이 없어 거름펴는 것이 늦어져서 아직까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어요.
밭 흙이 제대로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똥차가 들어가면 흙살이 엉망이 되거든요..
한번 흙살을 망쳐 놓으면 일년 내내 제대로 복구가 안되요.
해마다 봄에는 하지감자 때문에 거름 주문이 밀려있기 때문에 원하는 날짜에 거름을 대기가 수월치 않거든요..
돈주고 똥 사는것도 만만치 않은 시즌이죠~
다행히 내일 오후엔 거름을 펴주겠다고 하니 이제 본격적인 밭농사가 시작될거 같아요.
17일~18일에 또 다시 비소식이 있으니 그 이전에 감자 파종을 마쳐야 되요.
그때까지 마치지 못하면 또 흙이 젖어 몇일간 밭에 못들어가게 될게 뻔하거든요..
그래서 오늘부터 씨감자 자르기를 시작했어요.
오늘 자른 씨감자는 홍심이에요.
홍심이는 빨간 감자에요..
맛이 좋아 판매 가격도 일반 감자보다 좋은 편이에요.
올해는 홍심이 감자를 800평 정도 심을 예정이었는데 종자량이 그만큼 될라나 모르겠네요..
예정에 없었던 "서산시 고북면 홍감자 공동출하회"에 가입을 해 예정보다 홍감자 재배 면적이 늘게 됐거든요...
공동출하회로 500평 분량을 출하하고, 300평 분량은 직거래를 할 예정이었는데 아무래도 종자량이 부족할것 같아요.
천상 공동출하회로의 출하량과 직거래량을 조금식 줄여야 할것 같아요..
보통의 감자들은 크면 클수록 좋은 가격을 받는데 홍심이는 너무 큰것보다는 한 두치수 정도 작은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수미감자의 왕특이나 특대 사이즈보다는 대 사이즈가 더 좋아요.
메추리알 크기의 감자도 씨감자로 사용을 하지요...
작게 나오면 작은대로 가을감자 종자로 쓸거거든요..
가을감자를 심어 내년에 농사지을 홍심이 씨감자를 만들거에요.
요즘들어 봄을 타는지 체력이 바닥나 빌빌대던 아내도 나와 일을 거들어요~
저질 체력이긴 해도 알콩이 만큼 손빠른 일꾼이 드물어요~ ^^*
얼마나 자르다 방전이 될지는 모르지만 알콩이가 거드니 속도가 빨라 힘이 나네요~~!! ㅎㅎ
탁구공 크기보다 조금 더 큰것들은 이렇게 반으로 잘라요~
자를때는 정아부를 반으로 갈라 잘라요..
탁구공 이하의 씨감자는 정아부만 살짝 잘라내 눈을 두개만 남기게 잘라요~
좀 큼직한 감자는 3등분 내지 4등분을 해요.
씨감자 조각당 눈은 두개 정도만 남기지요..
달콩이는 앉아서 하는 일은 체질이 아니라 다리도 자주 저리고 엉덩이도 배겨 무척 아프네요... ㅠㅠ
몇시간을 잘랐는데도 아직 다 못잘랐어요.. ㅠㅠ
내일도 남은 홍심이를 모두 자르고 이어서 두백감자랑 수미감자도 잘라야되요..
월요일엔 살짝 로타리 한번 치고, 화요일엔 비료랑 토양살충제 뿌리고 로타리치며 두둑을 만들거에요.
두둑을 만들고나선 바로 비닐멀칭을 할거에요..
작년까지는 늘 감자를 먼저 심고 비닐을 씌웠는데 올해는 비닐을 먼저 씌우고 감자를 심을거에요..
올해는 왜 거꾸로 하냐구요?
게을러져서 그래요~ ㅎㅎ
씌우고 심나 심고 씌우나 어차피 심는것과 비닐 씌우는 일을 하는건 마찬가지 아니냐고요?
맞아요~ 그건 마찬가지에요~
그런데 뒷일 하나가 줄어들어요..
감자순이 올라올때 비닐을 뚫어 주는 일이 줄게 되지요~ ㅎㅎ
비닐을 먼저 씌우고 감자를 심으면 일은 좀 줄지만 대신 단점도 있어요..
생육이 조금 더 늦어지지요..
비닐을 씌우고 심으면 비닐이 뜯어지면게 되서 그만큼 보온력도 낮아지게 되므로 비닐 속 흙의 온도가 아무래도 더 낮지요..
흙의 온도가 낮으니 당연히 순이 올라오는것도 늦어지게 되요..
하지감자라는 것이 하루이틀 상간에 가격이 고속 추락을 하니 늦게 수확하면 그만큼 불리하지만 어차피 6월 초순에 수확하지 못하면 매 마찬가지에요.
더군다나 홍심이는 수미보다 생육이 조금 더 길어 수확이 그만큼 늦기 때문에 어차피 6월 초순에 수확하기는 글렀거든요~
일찍 심어 일찍 수확하는 것은 내년으로 미루려고요~
정말이지 올 가을엔 필히 거름을 먼저 뿌린 후 쟁기질까지 해놔서 내년 봄에는 스텐바이 상태로 있다가 2월 하순에 잽싸게 심어 볼거에요~ ㅎㅎ
지금 이 결심을 4년째 하고 있는거 같아요~ ㅋㅋㅋ